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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시

청원

2011/10/27 17:37 | Posted by wire


미국에 헐리우드가 있다면 인도에 발리우드가 있다. 그러나 미국 영화만큼 인도 영화를 접해 볼 기회는 많지 않았다. 인도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인도 영화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 거기에 영화의 예고편은 기대감을 증폭시키기 충분했다. 극장의 불은 꺼지고 스크린에 필름의 잔영들이 투사되기 시작한다.
'오~ 인도 영화는 이렇구나'라고 느끼는 순간!!
내 눈은 끔뻑끔뻑, 고개는 흔들흔들. '어, 졸린데. 몸이 너무 피곤해서인가?'
졸음을 쫓고 다시 영화에 집중!!
그러다 20여분 후 다시 눈은 끔뻑끔뻑, 고개는 흔들흔들.

그렇다!
재미가 없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 코드에 맞지 않았다. 재미가 없었다고 단언하지 못하는 이유는 주위의 평들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감동적이다'가 90%를 차지하고 '감동적이고 재미있다'가 8%를 차지하며, 나보다 그나마 영화에 코드가 맞았던 사람은 '유익했다'이다.
그래도 내가 느끼고 내가 즐기는 것임에도 '이건 재미 없어!'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은 영화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라고 할까?
'봄날은 간다'를 20대 초반에 봤을때는 좀 지루한 영화였으나, 사랑도 경험한 20대 중반이 되어 다시 봤을 때는 명작이었다.
이런 경험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지 못하겠다. 영화의 재미에 대해서는 판단 유보!

각설하고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천재 마술사였지만 불의의 사고로 주인공은 사지가 마비되었다. 감옥 아닌 신체 감옥에 갇힌지 14년, 하지만 그는 라디오 DJ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 그런 그가 결심한다. 안락사를 할 수 있도록 국가에 청원해달라고.
인도에서 안락사는 불법이다. 국가를 상대로 법을 개정하는 싸움이 시작된다.
영화는 의외로 안락사에 대해서 깊게 다루고 있다. 영화 포스터를 봤을때는 사랑 이야기겠구나 싶다. 물론 사랑도 나온다. 하지만 사랑보다 안락사, 행복해지기 위해 스스로 죽을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중점을 뒀다.

영화를 보면서 프랑스 영화 '잠수종과 나비'와 행복전도사 故 최윤희씨가 떠올랐다.
'잠수종과 나비'에서도 주인공은 잘 나가는 잡지 편집장이었다가 어느날 한쪽 눈만 제외하고 전신이 마비되는 증상을 앓게 된다. 감옥 아닌 감옥에 갇혀 있는 두 주인공의 신세가 자연스레 오버랩된다.
故 최윤희씨는 행복전도사로 활발하게 활동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만성통증증후군으로 700가지의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결국 그녀는 행복하게 살다가 행복하게 죽기로 결심하고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잠수종과 나비'는 힘들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고 살고자했던-행복하게 살고자 했던 반면, 故 최윤희씨는 행복하게 죽기를 원했다. 한 쪽은 살고자 했고 한 쪽은 죽고자 했다. 하지만 둘은 행복으로 수렴되고 있다.

행복이란 뭘까? 잘 사는거? 잘 죽는거?(어감이 좀 이상하다)
결과와 과정이야 어떻든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기가 원하는 거, 진정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거기에 행복이 오롯이 담겨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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