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이신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님께서 오늘 오후 8시 51분 영면하셨다.
지난 26일 4.27 재보궐선거 민주노동당 전남 화순군수 유세 방문을 마치고 승용차로 귀가하시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셨다. 6시간에 걸친 대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고령과 사고에 따른 합병증을 이기지 못하셨다.
정광훈 의장님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지는 않다. 집회 연단에 올라 발언하는 모습을 봤을 뿐이다. 정광훈 의장님을 처음 본건 대학교 1학년 농민집회 때였다. 집회 발언은 으레 결의에 차있고 투쟁적이다. 하지만 정광훈 의장님은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마치 옆에서 할아버지께서 말씀해주시듯 정겹고 재미있었다. 그래서일까? 정광훈 의장님의 발언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정광훈 의장님은 발언 뿐만 아니라 구호도 인상 깊게 외치셨다. 그 중 'our word is our weapon', 'down down fta'인데 구수한 사투리로 영어 구호를 외치시니 기억할 수 밖에.
정광훈 의장님에 대해서 놀라웠던 것은 엄청난 독서광이라는 점이다. 언제 어디서든 책을 놓지 않고 보신단다. 정광훈 의장님께서 단골 서점에서 6개월 동안 산 책이 1천권을 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의장님께서 읽어보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으면 수십권을 사서 지인들에게 선물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정광훈 의장님의 재미있는 발언은 모두 엄청난 독서량을 통해서 나왔었다. 위에서 말한 'our word is our weapon'은 멕시코 사파티스타 혁명군 부사령관 마르코스가 했던 말이다. 늘 끊임없이 연구하고, 대중들에게 전달할 때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게을리 하지 않으셨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 현직 의장님이 계시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정광훈 의장님 하면 나에게는 전농 의장님이다. 정광훈 의장님의 활발한 활동이 아직도 나에게는 의장님이라는 호칭으로 깊게 박혀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정광훈 의장님의 구수한 사투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 너무 고생만 하시다가 좋은 세상을 보지도 못하신게 마음에 걸리기도 한다. 조금만 더 있으면 지금보다 나은 세상이 올텐데...
정광훈 의장님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정광훈 의장님의 분향소는 조선대병원 장례식장 3호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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